남원읍 부영CC에서 서두르지 않아야 보이는 것들
평일 이른 아침에 일정 사이 시간이 비어 잠시 들를 생각으로 움직였다가 예상보다 오래 머물게 되었습니다. 제주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날씨에 따라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는 편인데, 그날은 구름이 천천히 걷히는 시간이라 도로 옆 풍경이 유난히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차 안에서 음악을 낮게 틀어 두고 이동했는데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창문 밖 공기 느낌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은 아니었지만 살짝 서늘한 기운이 남아 있어서 차 문을 열자마자 옷깃을 한 번 만지게 되었습니다. 처음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서두르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이용객들이 빠르게 움직이기보다 각자 준비를 마치고 천천히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런 장면은 의외로 공간 전체 인상을 크게 바꾸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급하게 이동하는 분위기에서는 괜히 나도 서두르게 되는데 이날은 그런 흐름이 없었습니다. 괜히 가방 손잡이를 다시 한 번 고쳐 잡고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예상과 다르게 시작부터 속도가 조금 느려진 하루였습니다. 1. 길 위에서 덜 헤매는 순간 남원읍 방향으로 이동할 때는 내비게이션 안내만 따라가기보다 주변 표지판도 같이 보는 편이 체감상 더 수월했습니다. 제주 도로는 직선으로 쭉 이어지는 느낌이 있다가도 어느 순간 방향이 바뀌는 경우가 있어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도착 10분 전쯤부터 속도를 조금 줄였습니다. 처음 방문하는 경우는 괜히 앞차만 따라가다가 진입 구간을 놓치는 경우도 있어서입니다. 특히 낯선 지역에서는 한 번 지나치면 다시 돌아오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집니다. 주변 차량 흐름도 복잡하지 않은 편이라 부담 없이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주차 공간을 찾는 과정도 정신없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차를 세우고 내릴 때 가방을 꺼내며 잠깐 하늘을 올려다봤는데 구름 사이로 햇빛이 조금씩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별것 아닌 장면인데 이상하게 기억에 남습니다...